기아 EV9, 3개월간 2898대 판매…2대 중 1대는 법인차

기아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이 출시 이후 3개월간 약 2900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판매된 차량 두 대 중 한 대는 법인 명의로 등록된 차량으로 조사됐다.
18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는 EV9의 초반 판매 성적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EV9은 지난 6월 19일 공식 출시된 이후 6월 665대, 7월 1682대, 8월 551대 등 누적 2898대 팔렸다.
기아는 EV9 공식 출시에 앞서 지난 5월 3~15일 8영업일간 사전계약을 받았다.
당시 접수된 물량은 1만367대로, 역대 플래그십 모델의 사전계약 성적을 경신했다. 그러나 EV9 공식 출시 이후 사전계약자 중 상당수가 이탈하면서 실제 판매 대수는 사전계약 당시 나타난 소비자 관심에 비해 주춤한 상황이다.
EV9의 판매 가격은 7337만원부터 시작한다.
여기에 보조금을 적용하면 6000만원대 후반으로 가격이 내려가지만,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최저 3896만원), 기아 카니발(최저 3150만원) 등 비슷한 크기의 다른 모델과 비교하면 여전히 2배가량 높은 가격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EV9을 구매한 4명 중 3명은 자가용 목적으로 이 차를 택했다.
지난 3개월간 신규 등록된 EV9 2898대 중 2199대(75.9%)는 자가용 목적으로 등록됐고, 이어 렌트 697대(24.1%), 관용 0.1%(2대) 순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유형별로는 개인이 50.7%, 법인·사업자가 49.3%로 조사됐다.
세부모델별 신규 등록대수는 에어 179대(6.2%), 어스 1725대(59.5%), GT라인 994대(34.3%) 등이다. 전체 세부모델에 걸쳐 4륜구동 모델을 택한 비율은 83.7%로 집계됐다.
EV9은 올해 6~8월 국내에 신규 등록된 전기차들 중 세 번째로 등록 대수가 많았다. 1위는 현대 아이오닉5(4020대), 2위는 기아 EV6(3838대), 4위는 아이오닉6(1454대), 5위는 코나 일렉트릭(1184대) 순으로 조사됐다.
EV9 국내 판매 실적이 당초 기대에 비해 부진해 보이는 또 다른 이유는 국내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EV9이 출시된 시점은 국내 신차 수요가 하이브리드차로 쏠리고 있는 시기였다.
올해 상반기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13.7% 늘어나는 데 그쳤는데, 이는 가솔린차(13.6%)와 비슷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국내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39.4% 늘어났다.